4월 21일 월요일, 아침부터 파도를 타듯 달려온 뉴스 피드 속에서 ‘소울서퍼’ 재방영 소식이 번쩍였다. EBS 일요시네마가 일요일 점심에 편성한 덕분에, 자칭 “욕조 서핑 챔피언”인 나도 거실 소파에서 칠부 바지를 적시지 않고 즐길 기회가 생겼다. 덕분에 상어 이빨 대신 감동의 파도에 휩쓸려 하루를 열었다.
소울서퍼 정보 첫인상
‘소울서퍼’는 한쪽 팔을 잃고도 서퍼로 복귀한 베서니 해밀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첫 장면부터 하와이 해변의 눈부신 햇살이 화면을 뚫고 나와, 나처럼 ‘파도는 무서워도 파도 소리는 좋아하는’ 사람까지 끌어당겼다. 강렬한 오프닝은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으로 하여금 파도 한복판으로 곧장 뛰어들게 만든다. 극장 대신 거실에서 봐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장면이 이어지니, 단단히 마음을 붙들 필요가 있다. 재밌는 점은 POP콘 대신 김치전을 부쳐 먹었는데 파도 소리와 전 부치는 소리가 묘하게 싱크로율 99 %를 찍었다는 것.
베서니의 실화가 던진 울림
스스로를 “평범한 섬 소녀”라 부르던 베서니는 사고 이후 단 26일 만에 보드 위로 돌아왔다. 그녀가 출전한 내셔널대회의 파도 높이는 2.7 m, 그때 내 심장 박동은 아마 180bpm을 찍었을 터다. 극 중에서 가족과 친구의 응원이 튼튼한 서핑 리그처럼 그녀를 지탱하는데, 화면 너머의 우리에게도 “괜찮아, 할 수 있어”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나 역시 집 안 러그를 바다라고 상상하며 균형 연습을 해 봤는데, 고양이가 타이밍 좋게 몸통 박치기를 해 주는 바람에 1초 만에 번아웃 ― 덕분에 현실을 실감했다.
재방영 소식과 시간표
이번 주 일요일 13시 25분, TV 편성표에 ‘소울서퍼’ 세 글자가 또렷이 찍혀 있다. EBS 주간표를 확인하니 연령등급 15세 이상, 러닝타임 106분. 한눈에 봐도 국밥처럼 든든한 오후 시간대를 노렸다. 방송 직후에는 시청자 게시판이 브레이크 없는 서핑 보드처럼 댓글로 가득 찰 전망이다. 혹시 야구 중계와 겹친다고 걱정한다면? 걱정하지 말라. 토요일 밤 재방송 슬롯도 슬쩍 열려 있으니 알람만 맞추면 된다.
소울서퍼 정보 속 도전의 미학
영화는 상어 공격 장면을 공포영화처럼 길게 끌지 않는다. 대신 베서니가 단 한 팔로 보드에 올라서는 순간을 하이라이트로 삼는다. 그 장면에서 카메라는 수면에 닿았다가 다시 솟구치며 관객을 함께 띄운다. 손에 땀을 쥔 채 TV를 응시하던 나는, 얼떨결에 허공에 보드 위칭 동작을 따라 했다가 옆에서 보던 동생에게 “그렇게는 물살 못 가르겠다”는 핀잔을 들었다. 속으로는 ‘물은 커녕 땀만 가르겠네’라며 뜨거운 뺨을 부여잡았다.
상어를 넘어선 감동 코드
‘공포’가 아닌 ‘희망’으로 장르를 전환시키는 힘은 가족 서포트 라인에서 나온다. 극 중 부모 역을 맡은 헬렌 헌트와 데니스 퀘이드는 든든한 버팀목을 보여 주며, 서핑과 신앙이 교차하는 대사를 통해 깊이를 더한다. 이 장면에서 울린 내 셋톱박스 우퍼 스피커는 파도 소리보다 심장 소리를 증폭해 준 듯했고, 불현듯 “나도 뭔가 해 볼까?”란 생각이 솟았다. 물론 다음 날 실행에 옮긴 건 서핑이 아닌 새벽 조깅 500 m였지만, 시작이 반이라 하지 않는가.
EBS 편성에 숨은 의도
EBS가 ‘소울서퍼’를 공영 채널 대표 감동물로 배치한 배경에는 ‘청소년 희망 메시지’가 있다. 동일한 시간대 편성된 다큐멘터리 ‘웰다잉’ 시리즈와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고려했다는 방송 관계자의 말이 흘러나왔다. 교육적 가치+휴먼 드라마 조합은 ‘봄비 맞은 벚꽃’처럼 대중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나 역시 “오늘은 광고 끄고 EBS만 계속 틀어야지”라고 결심했는데, 광고 대신 고양이가 소파를 긁는 ASMR이 배경을 채워 주었다.
소울서퍼 정보가 주는 용기
극 중 베서니가 공개 연설에서 “나는 한쪽 팔이 있지만, 세상은 그보다 크다”고 외칠 때, 내 머릿속도 환하게 켜졌다. 어쩌면 좌절의 파도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다시 서핑을 시작할지 결정하는 건 결국 ‘나’라는 메시지다. 덕분에 방치한 기타를 꺼내 세 줄짜리 코드 연습을 재개했는데, 손가락이 아파도 마음은 벌써 하와이 해변에 도착한 기분. 누가 알겠는가, 올해 여름엔 부산 송정에서 실제 파도를 탈지도.
관람 팁과 나의 하루
시청 전, 에어컨보다는 선풍기를 켜 두길 추천한다.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가 섞이면 몰입감이 배가된다. 그리고 팝콘 대신 멍게 비빔밥을 곁들이면, 바닷내음이 스피커를 뚫고 나오는 듯한 착각까지 덤으로 얻는다. 마지막으로, 영화 종료 후 엔딩 크레디트에 흐르는 실제 베서니 영상까지 놓치지 말 것. 그 순간 “내 서핑 경력이라 해 봐야 욕조 파도 타기가 전부”라는 은근한 자기디스가 절로 터졌다. 그래도 괜찮다. 삶이라는 큰 바다에선 우리 모두 초보 서퍼니까.
결론
‘소울서퍼’는 물살보다 빠른 희망의 이야기다. 국내 지상파 편성 덕분에 한글 자막으로 감동을 나눌 기회도 확장됐다. 이번 주 일요일, 점심시간 106 분을 투자해 본다면 파도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쾌감을 소파 위에서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리모컨을 챙기고 마음의 보드 왁스를 새로 바르자.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 당신만의 도전 목록 한 줄을 적어 보는 것도 좋겠다. 파도는 언제든 닿을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